정신과 심리학 전문 ‘정신과 말해주는 남자 ᅵ 정신과의사 김기창’에서 10월 25일 조울증의 여러 유형 중 하나 제 2형 양극성장애에 대해 소개했다.
◇ 양극성장애 특징
조울증은 우울증과 함께 기분장애의 대표적인 질환이다. 제 2형 양극성장애는 우울증 상태에 있게 되면 일반적인 우울증과 아주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데 일반적 우울증과는 다소 다른 질환이다. 증상도 다르고 치료방법 또한 다르다.
1형 양극성장애는 조울증은 기분이 들뜨는 조증 및 경조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기분이 가라앉는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하는 말 그대로 양극을 오간다는 점에서 “양극성장애” 라고 불리기도 한다. 양극성장애는 기분, 에너지, 생각과 행동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특징인데 증상의 특징이나 심각성 등에 따라서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 제 2형 양극성장애 사례
제 1형 양극성장애, 제 2형 양극성장애, 순환성 기분장애, 급속순환형 등 그 유형은 참 다양하다. 먼저 양극성장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쉽게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유능한 회사원 김모 씨는 평소에 약간 감정기복이 있는 편이었는데 정도가 심하지 않아 직장생활과 대인관계 및 기타 일상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한창 성공가도를 달리던 중 최근 추진하고 있는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아 밤낮으로 잠을 설치면서 걱정과 근심을 반복하던 중에 기분도 우울해지고 피로감과 무기력 또한 동반되었다.
심지어 일이 잘 진행되지 않는 이유가 본인 때문인가 하는 죄책감까지 들게 되자 회사를 그만두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주변에서는 이런 김모 씨를 격려하고 응원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않아 혼자 외로운 시간이 길어만 갔다.
그러던 중 갑자기 여러 좋은 아이디어가 막 떠오르고 기분이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별 것 아닌 일에도 즐겁고 두통 및 속 쓰림에 고생하던 몸도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이윽고 이 좋은 계획들을 실제로 진행하려는데 이상하게 주위 사람들은 이런 김모 씨를 말리고 다그쳤다고 한다.
김모 씨는 이런 주변 동료 및 친구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고 답답한 마음이 들며 급기야는 짜증이 나기도 했다. 원래 있던 감정기복의 폭이 더 커져서 별 것 아닌 일에 행복하다가도 별 것 아닌 일에 우울해지곤 한다. 주변 지인 및 회사 동료들과 같이 지내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부담이 되고 충돌하는 일도 많아졌다.
만약 이 사례가 자신의 현재 상황과 같거나 이와 비슷한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께서는 내용을 차분하게 끝까지 보길 권장한다. 제 2형 양극성장애의 전반을 이해하시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진료 시에 어떤 환자분께서는 양극성장애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을 듣게 되면 양극성장애 즉 조울증은 일반 우울증보다 더 심한 병은 아닌지 염려하시는데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양극성장애는 적합한 치료방법과 함께라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우선 2형 양극성장애와 1형 양극성장애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말하면 2형 양극성장애는 조증 정도까지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 조증이 아닌 경조증 수준까지만 기분이 고양된다.
◇ 조증과 경조증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구분하는 기준이 여러 가지 있지만 임상적으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조증 상태에서는 도저히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가 없게 된다. 외래 치료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입원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와는 반대로 경조증 상태는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는 지속할 수 있으며 외래 치료로도 충분히 나을 수 있다.
◇ 경조증 체크리스트
현재 상태가 아니라 과거에 있었던 기분의 변화를 조사하는 질문이므로 이 점 주의하고 현재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한번 천천히 읽으며 떠올려보길 바란다.
1. 다음처럼 당신은 평소의 자신과는 아주 달랐던 적이 과거에 있었는가?
기분이 너무 좋거나 들떠서 다른 사람들이 평소 당신 모습이 아니다 라고 한 적이 있었다.
또는 너무 들떠서 문제가 생긴 적이 있었다.
지나치게 흥분하여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싸우거나 말다툼을 한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자신감에 찬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잠을 덜 잤거나 또는 잠잘 필요를 느끼지 않은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말이 더 많았거나 말이 매우 빨라졌던 적이 있었다.
생각이 머리 속에서 빠르게 돌아가는 것처럼 느꼈거나 마음을 차분하게 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로 쉽게 방해 받았기 때문에 하던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거나 할 일을 계속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에너지가 넘쳤던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활동적이었거나 더 많은 일을 하였던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사교적이거나 적극적(외향적)이었던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성행위에 관심이 간 적이 있었다.
평소의 당신과는 맞지 않는 행동을 했거나 남들이 생각하기에 지나치거나 바보 같거나 또는 위험한 행동을 한 적이 있었다.
돈 쓰는 문제로 자신이나 가족을 곤경에 빠뜨린 적이 있었다.
2. 만약 위의 질문 중에서 하나 이상 "예" 라고 했다면 그 중 몇 가지는 같은 시기에 벌어진 것인가?
3. 이러한 일들로 인해서 어느 정도의 문제가 발생했는가?
첫 번째 질문에서 7개 항목 이상인 경우 또는 두 번째 질문에서 "예"인 경우 그리고 세 번째 질문에서 "경미한 문제" 이상인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본인이 경조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한다. 우울증은 환자분 본인이 많이 괴롭고 힘들기 때문에 잘 인지하지만 경조증은 단순히 이전과는 다른 꽤 좋은 컨디션 정도로 오해할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경조증은 조증만큼 심하지는 않다. 환자분 본인은 기분이 좋고 산뜻하며 활동감을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의 경우 경조증은 생산적인 시간이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많고 창의적이며 자신감이 증가한다.
실제로 반 고흐,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수많은 유명인들이 양극성장애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예술가들이 경조증 시기에 창작열이 솟구쳐서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낸다. 그 밖의 유명한 사업가나 학자들도 경조증 시기에 많은 사업적 아이디어나 아이템을 쏟아내고 성과를 보이곤 한다.
경조증 시기에 스스로의 상태를 잘 조절할 수 있다면 좋겠으나 위의 예시처럼 경조증 시기를 잘 보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고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경조증 시기는 환자분 본인의 생활수준을 망가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개 충동적이고 산만해지거나 짜증이 증가하여 분노를 느끼게 되며 결국 주변 사람들과 마찰이 생기거나 스스로 감정기복을 경험하며 고통 받게 된다.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 일도 막상 진행해보면 그렇게 잘 되지 않거나 손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경조증 시기 대부분은 환자분 본인, 가족 및 직장, 대인관계에서 상당한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 제 2형 양극성장애가 생기는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분들이 마음이 약하거나 의지가 부족해서 정신과 질환이 생긴다고 오해하곤 하지만 양극성장애는 명백한 뇌의 질환이다. 치료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상담치료가 기본이며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자살률인데 조울증 환자의 자살률이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보다 훨씬 높다. 왜냐하면 경조증 단계에서의 에너지 소비가 일반적인 우울증과 비슷한 수준의 우울을 경험한다 하더라도 이를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 한 마디로 더 높은 곳에서 기분이 하락하기 때문에 우울한 마음이 더 크게 드는 것이다.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를 통해 뇌의 신경세포를 안정화하고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주어야 한다. 또한 제 2형 양극성장애가 바로 진단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치료가 꼭 필요하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조증은 우울증과 다르기 때문에 환자분 본인이 그것을 증상으로 인식하기가 꽤 어렵다. 그리고 병원을 찾아가는 경우에도 단순 우울증으로 오진될 확률이 있다. 제 2형 양극성장애 환자분을 우울증으로 오진하여 치료하게 되면 그 치료 효과가 적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감정의 기복, 대인관계 문제 등 증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분야의 훈련받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치료가 꼭 필요하다. 제 2형 양극성장애는 증상이 모두 호전된 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서 신경 써야 할 것이 있다.
◇ 체크리스트
1. 별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졌거나 말이 많아졌다.
2. 전에 비해 잠이 잘 안 오고 무언가를 하게 됐다.
3. 옷차림이 화려해지거나 치장이 늘었다.
4. 화가 잘 나거나 쉽게 흥분되고 시비가 늘었다.
5. 성생활, 소비가 많이 늘었다.
이상의 항목에 대해 숙지하여 자신의 기본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수면, 식사시간과 같은 일상생활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는 리듬이 있는데 불규칙한 생활습관은 이 리듬을 깨버려서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양극성장애의 재발을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과한 음주나 흡연은 피해야하며 일조량이 적은 가을, 겨울과 같은 계절에는 햇빛을 충분히 쬐어야 한다.
대인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가족 및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필요시에 자신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곁에 두는 것이 꼭 필요하다. 제 2형 양극성장애의 특성상 스스로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운데 어려울 때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에 ‘루피’ 구독자는 “영상 감사합니다 ㅠ 조울증이랑 비슷한 거 같기도 한데..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매번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거든요 이번에도 안 간 지 10개월 정도가 됐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가도 괜찮을까요 뭔가 괜히 무섭네요... 저를 이상하게 생각할까 하는 약간 피해망상적인 생각도 들구 해서요...... ㅜ 가야 하는 거 알지만 이런 생각 때문에 자꾸 미루게 돼요..”
‘세린_SeRin’ 구독자는 “우울증으로 일년정도 치료중이었는데 저번주에 처음으로 조증같은 증상이 나타났고 오늘 상담가서 얘기하니 2형같다고 하시네요 찾아보다가 들어왔는데 잘설명해주셔서 영상 잘보고갑니다”
‘chris’ 구독자는 “예전에 한 정신과 선생님이 경조증이 꼭 자신감이 오른 상태만을 경조증이라고 안 한다라고 하셨는데, 맞나요 ? 제가 과거에 무리해서 해외봉사를 가거나, 리더를 자처하거나, 소비하는 게 약 먹었을때보다 안 먹을 때 좀 더 비합리적이긴 합니다. 저는 항우울제로 인한 경조증 경험만 경조증이라고 봤는데 ( 자신감 차고, 무분별하고, 돈 쉽게 쓰고 등 ) 어떤 사람은 아니라 해서요”
‘뿜뿜’ 구독자는 “안녕하세요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 양극성 2형입니다. 정확히 2형인지 순환성인지 선생님도 확답은 못하시겠다지만 지금 리튬 먹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게 약 부작용인지 양극성 때문인지 뇌 전두엽 또는 머리 뇌가 먹먹하거나 저리는 느낌? 약간 브레인 포그 같으면서도 팔다리 저리는 느낌처럼 뇌가 저리다는 느낌이 계속 드는 현상이 있습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약은 2알반 두알 한알 지금은 반알을 먹고 있습니다. 저와같은 사례를 찾아봐도 없고 의사샘도 잘 모르는거 같습니다. 약이 안맞는건지 부족한건지 많은건지.. 그냥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살고싶습니다.”
‘어린왕자’ 구독자는 “학생인데요. 양극성1형과 2형이 자꾸 헥갈리고 이해가 안됐는데 그래프 제시해줘서 확실히 알게됐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독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JE k’ 구독자는 “양극성 장애 2형인데 자율신경균형도 낮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있는 사람입니다 선생님께서 리튬은 되도록 처방안해주시고 수면패턴조율에 도움되는 약주셨어요 가끔 기분이 들뜨는 경조증 나타날 때는 일부러 정색하고 딴생각해서 기분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구있습니다” 등의 댓글들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