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안에는 적게는 5백 명부터 많게는 3천 명까지 각종 질병을 앓고 있는 수용자들이 있다. 수용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교도소 안에는 부속 의원이 존재한다. 의원은 의료과라고 불리며 독립적인 사무실을 갖고 운영이 되는데 교도소의 크기에 따라 인원은 달라지지만 대부분 의사, 약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방사선사, 간호조무사 등으로 의료자격을 갖춘 인원들로 구성돼있다. 이곳에서는 한정된 인원으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하게 되는데 아픈 수용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항상 바쁘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업무가 더 추가되어 의료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너무 바빠서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한다.
수용자들이 교도소 안에서 진료를 받으러 의료과에 방문하면 의사는 먼저 수용자의 의료기록을 확인해본다. 다른 교도소에서 먹었던 약부터 진료 기록을 보면서 아픈 원인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간단한 치료와 약물조절을 통해 수용자의 질병을 관리하고 교도소 내에서 외과적 처치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외부병원으로 진료를 나가 좀 더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단 및 치료를 하게 된다.
의료과에서 의사의 진료를 지켜보면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병원에 가게 되면 의사를 만나고 환자는 아픈 곳을 말하기 마련이지만 교도소에서는 소위 꾀병을 부리며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는 수용자들이 많아서 거짓말을 가려내는 업무를 하나 더 하는 셈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치료의 업무와 동시에 의료과에서는 행정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물품이 떨어지면 지원부서에 연락해 신청하면 되지만 여기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직접 신청하고 예산업무도 맡아서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의료과 내에 있는 약품들이 소진되면 국가 지급 의약품 담당자가 계약된 제약업체에 연락해 필요한 약품을 준비하고 견적서 등을 받아 납부 처리 절차까지 담당한다. 간호사 그리고 공무원으로 동시에 일을 하며 업무를 하는 의료과는 교도소 내에서 어벤져스팀이라 불릴 만 한 곳이고 그렇게 불리고 있다.
의원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부족한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수용자들의 질병은 대학 병원급의 진료 장비와 처우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점차 교도소에 아픈 환자들이 늘어가는 지금, 심지어 야간에는 혼자서 숙직하며 교도소에 수감된 수용자들을 모두 책임지고 아무도 모르게 수용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의료과 직원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前 보훈병원 간호사
現 교정직 공무원
저서 「교정직공무원을 간직하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