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럴 때 작더라도 좋은 일을 해서 사회에 도움이 되고 개인적인 만족감도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해외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해외 방문이 쉽지 않다. 또한 국내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여러 시설에서의 봉사도 활발했는데 요즘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오프라인 봉사를 하기 어렵다.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마음껏 할 수 없는 요즘 시국에 ‘헌혈’로 사랑을 나누는 방법이 있다.
‘헌혈’ 이란, ‘혈액의 성분 중 한 가지 이상이 부족하여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는 다른 사람을 위해, 건강한 사람이 자유의사에 따라 아무 대가 없이 자신의 혈액을 기증하는 사랑의 실천이자,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 이다.
헌혈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가까운 헌혈의 집이나 헌혈 버스를 방문하면 된다. 헌혈하기 전 전자문진을 먼저 한다. 헌혈 현장에서 해도 되지만 인터넷으로 미리 하고 가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터넷에 ‘헌혈 전자문진’ 이라고 검색하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그 내용을 토대로 간호사와 심도 있는 문진을 한 번 더 시행하며 혈압, 맥박, 체온, 혈색소 수치를 측정한다. 이 모든 것이 헌혈하기에 적합하다고 판정되면 비로소 소매를 걷고 채혈을 하게 된다. 헌혈 종류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다르며 채혈을 마친 후 현장에서 최소 15분 이상 수분섭취를 하며 휴식을 취한다. 헌혈 증서와 기념품은 현장에서 즉시 수령 가능하다.
헌혈의 종류에는 ‘전혈 헌혈’과 ‘성분 헌혈’이 있다. 전혈 헌혈이란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것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 혈액 한 팩의 모양이다. 320ml와 400ml 두 종류가 있고 평균 5분에서 10분 사이에 채혈이 완료된다. 한 번 헌혈을 하면 8주 간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 성분 헌혈이란 말 그대로 특정 성분만 채혈하는 것으로 혈장 또는 혈소판을 채혈하며 40분에서 60분 정도 걸린다. 철분 성분을 몸으로 되돌려주는 특징을 갖고 있어 2주 간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헌혈이 가능한 나이는 만 16세부터 69세까지이며 몸무게는 남자 50kg, 여자 45kg 이상부터 가능하다.
과연 헌혈을 하는 내 건강은 안전할까?
헌혈을 하면 빈혈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헌혈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많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몸의 혈액량은 남자는 체중의 약 8%, 여자는 약 7%이다. 그중에서도 약 15%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우리 몸에서 여유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은 자동적으로 헌혈 후 1~2일 안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혈관 내외의 혈액순환 상태가 회복된다. 헌혈하기 전 손가락 끝에서 혈액을 한 방울 채취하여 혈색소(헤모글로빈, Hemoglobin) 수치를 측정하는데 이것은 철분을 포함하는 물질로 흔히 철분 수치라고 부른다. 성분 헌혈의 경우 12.0mg/dl 이상, 전혈 헌혈의 경우 12.5mg/dl 이상인 사람만 헌혈에 참여할 수 있다. 철분 수치를 확인하고 헌혈 적격 여부가 결정되니 안전하다. 또한 헌혈은 하고 싶을 때마다 계속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연간 채혈량을 기준으로 전혈 헌혈의 경우 1년에 최대 5회까지, 성분 헌혈의 경우 최대 24회까지만 가능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따라서 헌혈 현장에서 안내하는 절차에 따라 안전하게 헌혈을 진행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면 건강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또한 헌혈 후 질병 감염 우려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헌혈 시 사용하는 모든 물품은 일회용품이며 무균처리 되어 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특히 바늘, 혈액 백, 성분 헌혈 키트 등을 소독해서 재사용 할까 봐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모든 물품은 일 회 사용한 후 즉시 의료폐기물 통에 폐기한다. 따라서 모든 헌혈자에게 가장 위생적인 물품이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헌혈을 통해 다른 질병에 감염될 위험은 전혀 없다.
세상에는 아직 혈액을 대체할 물질이 존재하지 않고,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없다. 자발적인 헌혈만이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우리나라 혈액 보유량은 5일분 이상이어야 안심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일 년 중 대부분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일 년 내내 지속적이고 꾸준한 헌혈이 필요하다. 이제 헌혈에 대한 막연한 걱정을 내려놓고 헌혈을 통해 사회에 사랑을 나누어 주기를 권유한다. 어려운 시기에 혈액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힘이 될 것이다.
수혈이 필요한 분들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고 효과적인 혈액을 수혈 받을 수 있도록 지난 60여년 동안 효율적인 혈액 안전 및 품질관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오고 있다.
간호사, 한국간호사작가협회 회원
前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ICU
前 청주의료원 신경외과 병동
現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간호팀
저서 「혈액원 간호사를 간직하다」 저자